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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정보/웨딩후기

둘이서 2천만원으로 결혼하기 8편/ 대구 우연희웨딩 본식메이크업, 칼라디움 본식후기 (칼라디움 신부대기실, 식전공연 브라스밴드, 입장 등)

우연희 웨딩에선 5일 전쯤에 식 당일에 대한 안내 문자가 옵니다.

 

*요약

-분실 우려가 있는 건 두고 오세요

-갈아입기 쉬운 셔츠로 입고 오세요

-예식 후 갈아입을 옷 챙겨 오세요

-머리는 샴푸만, 얼굴은 스킨로션만 바르세요.

-제모하고 오세요

-속바지 챙겨 오세요

-남자는 검은 양말, 예복 챙겨 오세요

 

 

11월 22일 금요일 저녁, 남자 친구가 부산까지 데리러 와서 짐 싸들고 대구로 올라 갔습니다. 7시 20분까지 우연희 웨딩으로 가야 했기 때문에, 근처에 방을 잡아 숙박을 했습니다. 식 당일 웨딩샵에서의 순서는 머리부터 세팅롤을 말아 놓은 후 메이크업을 하고, 드레스를 입고 웨딩홀로 이동하는 것이지만, 상황에 따라 순서가 다른 신부도 있었습니다. 사전에 하고 싶은 메이크업이나, 헤어가 있다면 캡처해가도 됩니다. 저는 원하는 스타일 캡처해 갔는데, 똑같진 않더라도 제가 말한 포인트는 나름 잘 반영되었습니다. 제가 요구했던 머리는 깔끔한 올백보단, 옆머리를 내려 발랄한 이미지였고, 메이크업도 촉촉한 피부 표현에, 아이 메이크업은 언더 없이 음영으로만 눈매가 나올 수 있게 요청을 했습니다.

 

 

 

 

 

준비가 다되면 샵에서부터 도우미 언니랑 같이 출발합니다. 도우미 언니가 젊은 언니로 배정되어서 연륜이 있는 다른 도우미보다 케어를 못하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케어는 물론, 말이 잘 통하고 인스타 감성 사진까지 뭐하나 빠지는 거 없이 좋았습니다. 수다를 떨면서 가니 칼라디움 웨딩홀까지 40분 정도 걸려 도착했습니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저는 차에서 대기하고, 도우미 언니와 신랑이 먼저 가서 동태 좀 살핀 후 신부 대기실로 들어갔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서브 대기실이 홀 옆 야외 테라스 쪽에 작게 있었습니다. 

 

대기실로 들어가니 사진작가님과 이루다픽쳐스(dvd) 작가님 도착해 계셨습니다. 이루다픽쳐스 작가님이 자신은 의식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하라 그랬는데, 그게 잘 안됐습니다. 저도 모르게 자꾸 의식하게 됩니다. 그래도 하다 보니 간간히 눈 마주치는 건 말곤 적응이 되었습니다. 신부대기실에 앉아 사진 찍다 보니 드디어 시간이 됐고, 홀에서 시작을 알리는 사회자 말이 들리면, 신부 대기실도 불을 끄고 문 앞에서 대기를 합니다.

 

대구 칼라디움 콘서트홀 신부대기실

 

칼라디움 예식장 자체에서 해주는 이벤트로 콘서트홀은 브라스 밴드가 있는데, 원래는 뮤지컬 공연이었다가 밴드로 바뀌었습니다. 계약할 때 그 뮤지컬이 마음에 들었어서, 바뀌었을 때 예식장에 문의했지만 바뀔 수 있다는 얘기를 계약 시 했다고 합니다. 문서상에 기재를 해놓았으면 좋았을텐데. 아무튼 기억에 없지만 그렇게 바뀌었다 하니 어쩔 수 없이 하긴 했지만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밴드는 식전공연, 화촉점화, 신부 입장, 퇴장 시 연주를 해주는데, 곡은 원하는 것도 못하고, 지정된 곡에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선택지가 많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어쨌든 대기실에 있어서 할 때 공연은 못 보고 후에 찍은 영상으로 봤는데 나쁘진 않았습니다.

 

대구 칼라디움 콘서트홀 공연 브라스밴드

 

 

대기할 때 문 열어주는 언니가 있는데, 내 표정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도 안 떨려 보인다 그러셨습니다. 사실 난 발표 같은 것도 싫어하고 남 앞에 나서는 것도 못하는 타입인데 이 날은 이상하게도 하루 종일 떤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문이 열리면 인사 한 번합니다. 그 후 리프트가 앞으로 이동합니다. 전날까지만 해도 '난 입장할 때 다른 사람들을 못 보겠다, 앞만 봐야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문이 열리니 자연스럽게 웃게 되고 인사도 하게 되었습니다. 

 

대구 칼라디움 콘서트홀 신부입장

 

저는 주례 없는 예식을 하였고, 입장 후엔 다들 하는 것 처럼 아빠와 버진로드를 걷고, 혼인서약서를 읽고, 아빠가 성혼선언문을 낭독하고, 축가를 부른 뒤 사진을 찍었습니다. 진행 도우미가 하라는 것만 하면 일사천리로 합니다. 보통 단체 사진 찍을 때 순서를 직계-친척-친구 순으로 하는데, 하객들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는것 같아서 우린 친척-친구-직계 순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작가님이 예정에 없던 핸드폰 플래시 샷을 하게 됐는데 친구들이 사진 찍는다고 핸드폰들을 안 가지고 와서 아쉬웠습니다. 친구들 부를 때 핸드폰 가지고 와주세요 했으면 좋았을 텐데......

 

 

 

 

촬영을 끝내고 우린 폐백을 안 했기에, 원피스로 갈아입고 연회장으로 가야 했습니다. 드레스와 웨딩 브라를 돌려줘야 하는 상황에서 속옷하고 필요한 것들을 미리 안 챙겨서 차에 왔다 갔다 하는 바람에 폐백 한 것처럼 시간을 잡아 먹었습니다. 겨우 가져와서 시어머님 하고 아빠하고 가까운 곳에 지인들 보이는 순서대로 한 번에 인사를 다녔습니다. 그래서 인지 더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 와중에 축의금을 받아준 친척들이 정산까지 다 끝내줘서 좀 더 빨리 끝낼 수 있었습니다.

 

 

결혼식날 제일 힘들고 어려웠던걸 꼽으라면 DVD 영상 촬영 중 남편에게 하고 싶은 영상 편지입니다. 결혼식이 정신없고, 피곤해도 다 할만했지만 그게 제일 문제였습니다. 3번이나 다시 찍었습니다..... 세상 할 말 없고 뻘쭘하고 우스갯말로 결혼식 두 번을 하면 했지, 영상편지는 두번 못할 것 같습니다.

 

 

사담으로, 하객이 안오면 어쩌시?하시는 신부님들이 많습니다. 전 부산사람이고 남편은 대구 사람입니다. 여러 가지 상황 고려해서 식장을 부산이 아닌 대구로 했는데, 이 때 걱정된 건 당연 하객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없는 친구 더 없어 보일까 봐. 식전에 고민을 털어놓으면 하는 말들이 그땐 정신없어서 누가 왔는지도 모르고 눈에도 안 들어온다 였습니다. 결론만 말하면 그 말이 맞습니다. 전 진짜 하객이 결혼한 친구+남편(친구 남편이 내 남편 친구), 직장 언니 부부, 회사 사장님, 지인 한 명 해서 6명이 왔습니다. 

 

신부대기실에서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서 정적이 돌면 어떡하지 고민을 했는데, 남편이랑 찍는 사진들, 친척, 시댁식구 등 해서 필수로 찍을 분만 찍어도 시간 반은 지납니다. 이것만 해도 계속 웃어야 해서 경련이 일어났는데 솔직히 말하면 안 오는 게 더 편하긴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일 좋은건 도우미 언니가 찍어주는 제 사진이 많이 남습니다.

 

단체사진 찍을 때도 한 번씩 봤던 남편 친구들 끌어와서 세우고, 사진작가님이 알아서 이동하라 해주셔서 걱정이 무색하게끔 잘 찍었습니다.

 

그러니, 이 글을 찾은 신부, 신랑님이 있다면 진짜 고민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